미친듯이 산이 땡긴다
바람의노래 2007/12/10 14:10 |
금요일 저녁부터 시작된 음주가무로 이루어진 스케줄이 일요일 저녁 11시가 되서야 끝났다. 샤워를 끝낸 후에 피곤한 몸을 거울앞에 앉히고 거울을 보니 누가봐도 피곤한 얼굴이다. 눕기만하면 그대로 잠이들것 같은 그 순간, 인터넷을 켰다. 커서가 휘리릭 움직이더니 예전 블로그에 올렸던 지리산 종주기를 읽어준다. 산이 땡긴다.
[슈테른의 지리산 종주]
▪ 홀로 오르다(1) - 설렘
▪ 홀로 오르다(2) - 걷고, 또 걷다
▪ 홀로 오르다(3) - 빗물 젖은 라면
▪ 홀로 오르다(4) - 하늘 아래 산
등산이 취미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자주 산에 가지도 않고, 몇 번 안 되는 등산이 경험의 전부이지만, 내 마음으로만 평가(?) 해준다면 '산을 좋아해요'라고 말할 수 있는 정도는 된다. 등산 후에 온몸으로 전해지는 뻐근함을 사랑한다. 육체는 고단해지지만, 머리가 맑아지는 신비로운 경험이다.
올해 안에 쓸 수 있는 휴가가 3일 남았다. 하루는 크리스마스 2부에, 나머지 이틀은 산으로 야겠다. 한 번씩 돌아오는 잡념으로 무성한 머릿속의 상태를 청소해 줄 때다.
2007년 1월 15일, 검단산에 잡념을 묻다
얼마 전 사내 게시판에 올라왔던 선배들의 겨울 지리산 등반 사진이 내내 눈에 밟힌 탓도 있었고, 조용한 산길을 그냥 하염없이 걷고 싶기도 했다. 그렇다고 지리산까지 가기에는 여러 가지로 부족했기에 예전에 어느 지인이 추천해 주었던 검단산이라는 곳으로 가기로 했다. 인터넷을 뒤적여 교통편만 확인하고 잠을 청했다. 가자!
출근을 위해서가 아닌 나 자신을 위한 산행을 위해 일찍 일어난 다는 건 게으른 내게 쉽지 않은 일이다. 다른 누군가와 약속을 해 놓은 일이라면 모를까. 머리만 댔다하면 전쟁이 나는지도 모르고 잠에 푹 빠지는 내가 알람 소리에 1초의 망설임도 없이 번쩍 눈을 뜨고 일어나다니. 나는 정말로 걷고 싶었나보다.
김밥 한 줄과 따뜻한 보리차를 가방에 넣고 아직 채 해가 뜨지 않은 시간에 버스에 올라탔다. 하루 중 가장 더럽다는 새벽 공기도 상큼하기만 했다.
하지만, 눈길을 밟고 올라서는 기분은 최고였다. 수십 개의 얽혀 있는 내 안의 잡념들을 발밑으로 보내고 꼭꼭 눌렀다. 뽀드득거리는 소리와 함께 허공으로 흩어졌으면...
오르는 내내 보이는 팔당호와 청명하게 맑은 하늘, 아직 녹지 않은 눈으로 덮인 산길. 항상 뭔지 모르게 부족한 내 가슴을 달래주기에 차고 넘치는 산. 그래서 사람들이 산으로 가는 걸까?
검단산을 넘어 용마산 정상에까지 오른 뒤에 하산하기 시작했다. 5시간 정도 산행을 하고 나니 서서히 몸이 피곤해져 왔지만, 이 피곤하고 뻐근한 기분이 얼마나 좋은지 아는 사람들은 알 것이다.
...... 집으로 돌아왔다. 다시 한 번 영원히 정착하지 않는 자유로운 삶을 꿈꾼다. 갑작스럽게 떠난 발길의 여운이 다가오는 한 주 내내 생생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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흠. 지리산을 종주할 정도의 내공이라면....겨울 산행은 누워서 떡 먹기겠군여.^^
남들보다 '굉장히' 느려요.. 그 대신, 남들보다 덜 쉬었어요..
겨우겨우 종주했다는...
검단산! 전주에 가려다가 전날 너무 달려서 포기한! 치사하게 혼자만 가시지 말고 담에 같이들 갑시닷. 저도 요즘 산이 땡긴다지요!
오~ 좋아요~ TNM 등산 벙개해요~~~ ^^
사진 진짜 이쁘게 나왔다.. 검은복면 사진 너무 이쁜걸... 진짜 이쁘게 잘나왔네.. 그래도 추운건 싫다.. 감기걸리지 말아야지..^^ 블러그 쭈욱 보고 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