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는 사람은 알고, 모르는 사람만 모르는 나의 어릴 적 꿈은 '배우'가 되는 거였다. 결정적으로 재능이 없다는 걸 발견하고 진로를 바꾸기까지 23년의 시간이 필요했는데... 제길! 그 시간도 부족한 것 같다. 내 안의 무언가가 다시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신기하다. 그래! 안 되겠다! 내 성격상 할 건 하고 넘어가야겠다.

# '배우'를 향한 나의 도전은 그동안 처절한 역사를 기록해 왔다.


7살 '솔로몬의 지혜', 솔로몬 역. 이유? 연기를 잘해서? No! 대본을 읽을 수 있는 유일한 유치원생.

12살 교과서에 실린 연극을 친구들과 함께 준비. 대사 1줄. 주인공 하고 싶었으나 소심해서 말 못함.

16살  예술고교에 가겠다고 집안을 뒤집어 놓음. 외모, 연기, 특기 다 안 된다고 담임선생님이 만류.

17살  고등학교 입학. 연극반 오디션 탈락. 사랑 고백 연기 거부. (오디션을 명분으로 놀리지 싶어서)
18살  MTM 등록. TV출연을 목표로 하는 탤런트 지망생 투성이. 수업내용 꽝. 한 달 수강 후 종료.


20살  연극을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 대학로에서 하루 10만 원짜리 극장을 빌려서 공연.
         배역: 극장 女, 대사 없음. 애인 2, 대사 1줄.
         코 묻은 돈 모아서 뮤지컬 학원 등록. 춤 안돼, 노래 안돼. 이 길이 아닌가, 하고 잠시 포기.

21살  대학 연합 연극 동아리 가입. 98년 12월 워크샵 공연. 대사 총 5줄. 무대에 2번 나감.
  ~    99년 동아리 제79회 정기공연 '젊은 베르테르의 새로운 슬픔'에서 기획 담당 흑흑.
22살  동아리 회장은 연기를 너무 잘해서 무조건 연기를 해야 한다고 만장일치.
       어쩔 수 없이 기획할 사람이 없어서 연기가 그냥 그런 내가 차출됨(?).
       99년 12월 워크샵 공연. 배역: 뚱보. 뚱보로 만들기 위해 분장에 신경씀. 대사? 2줄.


23살  억지 부려서 독일까지 날아가 대학교 어학당에 날라리 학생으로 등록.
         연극 동아리 가입 하려 했으나, 단기 가입 학생은 받지 않는다고 거절당함.


독일 연극 연합 연극 동아리 프라이에 뷔네(Freie Buehne) 사람들과 99년 정기 공연 연습 중에


# 무대 위에서 제대로 목소리 한 번 내보지 못한 채, 나의 꿈은 그렇게 지워져갔다. 그래서 이렇게 자꾸만 내 몸이 꿈틀거리는 것 같다. 어두운 극장 안에서 나를 향해 곧게 뻗어 내리는 조명을 내 몸 위로 뿌려주고 싶다. 그 빛에 대한 로망을 꼭 한 번 풀고 넘어가야겠다.

# '배우'로 밥 벌어 먹고사는 일은 재능이 없어도 너무 없어서 포기했지만, 지인들을 불러 모아 소소하게 공연 한 번 올리는 일. 그다지 어렵지 않을 것이다. 내가 잘 못해도 잘 못해서 재밌을 수 있지 않을까. 언제가 한 번은 꼭 해야겠다고 생각했던 일을 다음으로 늦추는 게으름은 이제 그만.

적어도 2년, 늦어도 3년 안에 당신들을 초대하겠다. 후훗.  그리고, 그 무대를 준비하는 시간을 이 안에 공간에 기록해 두려 한다.

# 그리고 사실은, 기왕 하는 거 '잘' 해보고 싶다. 자, 그럼, 작품을 골라볼까나.

Posted by 슈테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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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humahe 2007/09/21 19:35 Address Modify/Delete Reply

    우와~^^ 배우의꿈을 꾸셨군요 그것도 7살때부터ㅎㅎ 지금도 아직 그 꿈이 이어지는 건가요^^?

  2. 카프카의 카 2007/10/05 16:16 Address Modify/Delete Reply

    대학 1학년 과 축제때 연극 무대에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서 본 일이 있어요. '살로메'.. ㅎㅎ 독일어연극이요.

    근데, 대문에 사진이요.. 배두나 닮았어요. :)

    • 슈테른 2007/10/05 18:39 Address Modify/Delete

      어머.. ㅋㅋ
      저를 아는 모든 지인들이 기절하겠네요...ㅎㅎㅎ
      어쨌든 영광입니다. 배두나라.. 으하하

  3. 젊은영 2007/10/08 18:56 Address Modify/Delete Reply

    한국 연극계의 발전을 위하는 길이 뭔지 잘 생각해봐? ㅋㅋㅋ

  4. 자쿠 2008/04/11 17:42 Address Modify/Delete Reply

    슈테른 누나 멋지네요

  5. 주군 2009/10/29 04:35 Address Modify/Delete Reply

    저도 연합 연극동아리 출신인데~ 79회 정기공연이면 꽤 된 곳이군요~ 어디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