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부르는 숲>. 산길 걷는 것을 좋아하는 나의 눈을 대번에 끌어 당기는 제목의 책이다. 3,200여 킬로미터의 애팔래치아 산맥 트래킹에 나선 어떤 이의 여행기가 담겼다.
결코 적지 않은 페이지의 책을 보며 생각했다. 어디를 둘러봐도 나무밖에 보이지 않는 숲을 트래킹한 이야기가 이렇게 두꺼울 수 있나? 더군다나 후르륵 훑어본 책에는 나뭇잎 사진도 한 장 없다.
그런데, 이 푸른 그림 하나 없는 책이 희한하게 지루하지 않고 (뒷부분은 살짝 지루함) 재밌다. 책을 읽는내내 함께 걷는 것처럼 나도 때론 힘들고 춥고 배가 고팠다. 곰이라도 마주치지 않을까 조마조마하기도 했으며, 때론 달려가 차를 태워주고 싶을만큼 숨이 찼다.
처음 회사 선배들을 따라 지리산에 올랐을 때 생각이 난다. 무슨 일이 있어도 정상에 오를 것이라며 씩씩거리던 나를 보며 선배들은 정상에 욕심내지 말라고 했었다. 이번이 아니면 다음에 오를 수 있는 것이고, 그렇게 욕심 부리다 몸과 마음이 다칠 수도 있다고 했다. 정상이란 산의 가장 높은 곳일 뿐. 아무 것도 아니라며 말이다. 결국 정상에 올랐고 그 때문에 꽤나 만족스러운 산행으로 마무리 할 수 있었지만, 생각해보면 정말 그게 뭐 대순가 싶다.
"카츠, 우리는 마운트 캐더딘을 못 봣잖아."
그는 내 말을 사소한 말장난으로 무시했다.
"다른 산은 봤잖아. 브라이슨, 너는 얼마나 많은 산들을 봐야 한다고 생각해?"
(중략)
"카츠가 진지하게 말을 이어갔다.
"내가 아는 한 말이야, 나는 애팔래치아 트레일을 걸었어. 눈 속에서도, 뜨거운 태양 아래서도, 남부에서도 걸었고 북부에서도 걸었어. 내 발에 피가 나도록 걸었어. 나는 애팔래치아 트레일을 걸었어, 브라이슨!"
"우린 많은 구간을 걷지 않았어, 너도 알다시피."
"그건 사소한 것들이지"
카츠가 코방귀를 뀌었다.
그는 내 말을 사소한 말장난으로 무시했다.
"다른 산은 봤잖아. 브라이슨, 너는 얼마나 많은 산들을 봐야 한다고 생각해?"
(중략)
"카츠가 진지하게 말을 이어갔다.
"내가 아는 한 말이야, 나는 애팔래치아 트레일을 걸었어. 눈 속에서도, 뜨거운 태양 아래서도, 남부에서도 걸었고 북부에서도 걸었어. 내 발에 피가 나도록 걸었어. 나는 애팔래치아 트레일을 걸었어, 브라이슨!"
"우린 많은 구간을 걷지 않았어, 너도 알다시피."
"그건 사소한 것들이지"
카츠가 코방귀를 뀌었다.
빌 브라이슨과 그의 친구 카츠는 총1,392 km 정도를 걸었다. 애팔래치아 산맥 총 구간 중 절반도 걷지 못함 셈이다. 아쉽지만 괜찮다. 애팔래치아 산맥에 시작과 끝이 있다지만 그건 중요하지 않다. 내가 걷기 시작하면 시작이고, 멈추면 거기서 끝나는 것이다. 그리고 사실 우리는 늘 걷고 있지 않은가. 시작도 끝도 없는 길 위에. 얼마만큼을 걸었냐 하는 것은 쓸데없는 기록일 뿐이다.
그들의 트래킹은 참 멋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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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군대에서 읽었습니다. 몸이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라 이 책을 통해 떠나는 여행은 어찌나 흥미롭던지... 아마도 밖에 있었다면 집지 않았을 책인데 말이죠.
나중에 오마이뉴스에서 만난 그 홍은택 선배가 역자 홍은택이었던 점도 재밌었고 신기했었구요. ㅎㅎ
우리도 그들과 함께 애팔라치아를 다녀왔군요!
그리고 우리 조만간 곰배령이나 한번 다시 갔다와요~
:) 좋은 밤
굉장히 오래된 책이구나.. ㅎㅎ 난 이제 읽었지~
애팔래치아는 못가도.. 우리에겐 곰배령이 있으니...한 번 가자~ 쌍규선배랑 혜미랑 다같이~~~ ^^
재미의 정점은 역시 곰에 대한 이야기들..
그쵸.. ㅎㅎ
책 표지의 절반이 곰인 것도 다 이유가 있는듯...
저도 이 책을 몇 년 전에 아주 인상 깊게 읽었어요.
우리나라에도 저렇게 길고, 사람의 간섭이 덜한 등산로가 있으면 참 좋겠다 싶었죠.
빌 브라이슨은 <빌 브라이슨의 재밌는 세상>이라는 성장 소설도 썼어요.
아주 재미 있으니 소설 쓰실 효진씨는 꼭 읽어 보시라.
나는 진즉에 선물 받아서 읽었응게.
시간 되면 사과랑 우리 주말농장에 한 번 와요.
김포공항에서 차로 10분도 안 걸리는 가까운 곳이니까.^^
빌 브라이슨이 참 재치가 있는 것 같아요. ^^
다른 책도 재밌을듯. 많이들 추천하더라구요...
말씀하신 책 읽어볼께요~~
정확산 날짜를 말하긴 어렵지만, 혜미 손 잡고 꼭 한 번 놀러갈께요. ^^
내 이름 많이 나오네.
곰배령도 가고 녹두님 주말농장에도 가야하는데..
어서 시간을 맞춰봐야겠당.
(책 표지 보자마자 깜짝 놀랐어. ㅋㅋㅋ )
5월 말에서 6월 초쯤으로 생각하고 일정 잡아보자~ ^^
(놀랄 줄 알았어. ㅎㅎㅎ)
걷기 시작했다는 것이 중요하지 않았을까?
몇 킬로미터.. 완주했다는 그 기록은 이미 사소한 것...
하지만..좀 아쉬웠어. 불필요한 사진이 덕지덕지 박혀있는 요즘의 여행서들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그래도....... 끝도 없이 이어지는.. 애팔래치아 만큼이나....
글 만으로 빼곡한 건.. 지루하더라는....ㅎㅎㅎㅎ
빌브라이슨의 유럽산책도 추천.. 그러나 역시.. 글 만으로는 지루하다는 ㅎㅎ
그치.. 시작했다는게 중요하지.. 그리고 할 수 있는 만큼, 딱 유의미한 시간동안 걸었다는 것. 그게 포인트인듯. ^^
여행기인데.. 사진이 없어도 너무 없어서, 아니 아예 없어서.. 좀 괴롭긴 하더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