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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1/27 내가 당신을 사랑했나요? (2)

사랑하는 사람이 생겼다며 그는 아이처럼 신이 나 떠들었다. "그녀는 천사에요. 너무 착해요. 너무 좋아요. 보고싶어 미치겠어요." 듣기도 민망하고 옮겨 적기도 민망한 저 멘트를 몇 번이나 반복했는지 그가 알기나 할까. 말하고 또 말해도 표현할 수 없었을 그의 행복을 의심하며 내가 물었다. '그게 사랑인지 어떻게 알아요?" 

"그 사람이 아니면 죽을 것 같으니까요."  참 유치하고 싱거운 대답이라 생각하는 동시에 심장이 쿵쾅거렸다. 

나도 그 누군가가 아니면 죽을 것 같았던 때가 있었다. 저 바보같은 그처럼 신이나 떠들었었다. 행여 이별이 온다면 그때 나는 살아도 살아 있는 사람이 아닐거라며, 내가 그를 얼마나 좋아하는 지를 표현하는 것은, '죽을 것 같다'는 말로도 부족하다며 흥분했었다. 그러나 그렇게 죽을만큼 사랑했던 날들을 뒤로 하고 다가온 이별 후, 내 생활은 아무것도 흐트러지지 않은 채 어제와 다를 바 없이 굴러갔다. 죽고 싶을만큼 아프지 않았다. 식욕도 너무 좋아 밥도 잘 챙겨 먹었다. 가끔 멍한 표정으로 앉아 있거나 눈물이 나기도 했지만, 또 가끔은 가슴 한쪽이 시리기도 하고 먹먹해지기도 했지만, 나는 아주 잘 살아갔다. 살아도 사는게 아닐거라더니, 죽어서도 살 사람처럼 굴었다. 헤어진 그에게 묻고 싶다. 내가 당신을 사랑했나요? 나는 모르겠지만, 그는 알 수도 있다.

그가 부럽다. "그 사람이 아니면 죽을 것 같다"고 말할 수 있는 그가 부럽다. 사랑이라는 게 꺼지지 않을 것처럼 끓다가도 하루아침에 식어버릴 수 있다는 걸 알게 된 후, 누군가를 좋아하면서도 마음을 다 전하는 것을 스스로 거부하고, 이별을 하면서도 아픈만큼 아파하지 않으려 애쓰는 나는, 사랑도 이별도 격하게, 날 것 그대로의 감정을 따라 살아가는 그가 참 부럽다. 

끊임없이 과거를 의심하고 현재를 의심하고 미래를 의심하는 내가 어찌 사랑타령 따위를 할 수 있겠나.



Posted by 슈테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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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녹두 2010/02/02 14:31 Address Modify/Delete Reply

    사랑이
    끝나지도 않고
    잊혀지지도 않는다면
    지구 위에 따뜻한 심장을 가진 사람들은 모두 죽고 없었을 겁니다. 하하